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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오지랖’

세상만사에 온갖 참견을 해대는 사람을 보면 어떤 표현이 떠오르는가. MZ세대라면 ‘오지라퍼’라고 대답할 듯하다. 남의 일에 간섭하는 사람, 염치없이 행동하고 참견하는 사람을 가리켜 요즘 말로 ‘오지라퍼’라고 한다.   ‘오지라퍼’는 ‘오지랖’에 사람을 뜻하는 영어 접사 ‘-er’을 붙여 만든 신조어다. 그런데 ‘오지랖’이 원래 무엇을 가리키는 말인지 물어보면 아는 사람이 드물다. 심지어 ‘오지랖’을 ‘오지랍’으로 잘못 알고 쓰는 사람도 많다.   ‘오지랖’은 원래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을 의미한다. “날씨가 추워지니 오지랖을 자꾸 여미게 된다” “엄마는 오지랖을 걷어 아이에게 젖을 물렸다” 등처럼 쓸 수 있다.   옷의 앞자락이 넓으면 그만큼 다른 옷을 덮을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일을 모두 감쌀 듯이 참견하고 다니는 것을 빗대어 “오지랖이 넓다”고 표현하게 됐다. 이후 ‘오지랖이 넓다’는 쓸데없이 지나치게 아무 일에나 참견하는 사람을 비꼬는 관용구로 자리 잡게 됐다.   ‘오지랖이 넓다’란 관용구는 많이 쓰이는 데 반해 ‘오지랖’이란 단어 자체만으론 잘 쓰이지 않다 보니 ‘오지랖’의 원래 뜻이 무엇이었는지 모르는 사람이 늘어났다.   또 관용구가 아닌 ‘오지랖’만 떼어내 ‘쓸데없이 지나치게 아무 일에나 참견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로 표현하는 이도 많아졌다. “오지랖 좀 그만 부려” 등이 그러한 예라 할 수 있다. 이는 관용구의 영향력이 강해져 원뜻이 소멸해 가는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우리말 바루기 오지랖 영어 접사 단어 자체

2024-03-21

[우리말 바루기] ‘쎈’은 잘못

‘감염력이 70% 쎈 변이 코로나’ ‘마스크 벗으니 더 쎈 놈이’에서 ‘쎈’이라는 표현은 맞는 것일까? 강력하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단어가 ‘쎄다’로 생각해 아마도 ‘쎈’이라 적은 것 같다. 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면 ‘쎄다’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를 활용한 ‘쎈’이라는 표현은 맞는 말이 아니다.   강하다는 뜻을 나타내는 단어는 ‘세다’이다. 이 ‘세다’를 더욱 더 강한 느낌으로 전달하려다 보니 ‘쎄다’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지만 적을 때는 ‘세다’ ‘센’으로 정확하게 표기해야 한다.   ‘세다’를 ‘쎄다’로 적는 것처럼 본래 단어와 다르게 된소리로 잘못 쓰는 낱말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빨’이다. “약빨이 떨어졌는지 열이 다시 오르고 있다”와 같은 경우다. 여기에서 ‘약빨’은 ‘약발’의 잘못된 표현이다. ‘말빨’ ‘화장빨’ ‘글빨’ 등도 ‘-빨’로 쓰기 쉬운 단어다. 모두 ‘-발’로 고쳐야 바르다.   “속이 너무나 상해 안주도 없이 깡소주를 마셨다”에서와 같이 ‘깡소주’라 쓰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제대로 된 안주 없이 먹는 소주는 ‘깡소주’라 불러야 말맛이 날지 모르지만 적을 때는 ‘강소주’로 바르게 표기해야 한다.   이처럼 ‘쎈’이나 ‘-빨’ ‘깡-’ 등으로 발음하는 것은 된소리가 자신의 느낌이나 의사를 더욱 강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말할 때는 크게 관계없으나 적을 때는 주의해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본래 단어 단어 자체 된소리가 자신

2024-02-01

[우리말 바루기] ‘오지랖’

세상만사에 온갖 참견을 해대는 사람을 보면 어떤 표현이 떠오르는가. MZ세대라면 ‘오지라퍼’라고 대답할 듯하다. 남의 일에 간섭하는 사람, 염치없이 행동하고 참견하는 사람을 가리켜 요즘 말로 ‘오지라퍼’라고 한다.   ‘오지라퍼’는 ‘오지랖’에 사람을 뜻하는 영어 접사 ‘-er’을 붙여 만든 신조어다. 그런데 ‘오지랖’이 원래 무엇을 가리키는 말인지 물어보면 아는 사람이 드물다. 심지어 ‘오지랖’을 ‘오지랍’으로 잘못 알고 쓰는 사람도 많다.   ‘오지랖’은 원래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을 의미한다. “날씨가 추워지니 오지랖을 자꾸 여미게 된다” “엄마는 오지랖을 걷어 아이에게 젖을 물렸다” 등처럼 쓸 수 있다.   옷의 앞자락이 넓으면 그만큼 다른 옷을 덮을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일을 모두 감쌀 듯이 참견하고 다니는 것을 빗대어 “오지랖이 넓다”고 표현하게 됐다. 이후 ‘오지랖이 넓다’는 쓸데없이 지나치게 아무 일에나 참견하는 사람을 비꼬는 관용구로 자리 잡게 됐다.   ‘오지랖이 넓다’란 관용구는 많이 쓰이는 데 반해 ‘오지랖’이란 단어 자체만으론 잘 쓰이지 않다 보니 ‘오지랖’의 원래 뜻이 무엇이었는지 모르는 사람이 늘어났다.   관용구의 영향력이 강해져 원뜻이 소멸해 가는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우리말 바루기 오지랖 영어 접사 단어 자체

2023-10-30

[네이티브 잉글리시] ‘언택트’가 콩글리시?

콩글리시 단어들이 만들어진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파이팅(fighting)’과 같은 콩글리시 단어는 매우 모호해서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이 단어를 보고 의미를 추측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반면, 어떤 단어들은 종종 혼란스럽긴 하지만 명확한 논리를 가지고 있어, 시간을 가지고 한번 더 생각해 보면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의미를 파악하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아이 쇼핑(eye shopping)’이 그런 경우다. 같은 의미를 가진 ‘윈도 쇼핑(window shopping)’만큼 쉽게 의미 추측이 가능하다.   코로나19 시대에 만들어져서 많이 사용됐던 비대면 서비스를 일컫는 ‘언택트(untact)’도 앞서 언급된 예시와 같이 단어만으로도 이해하기 쉬운 콩글리시다. 영어에서 접두사 un-을 붙이면 반대 또는 부정의 의미를 가진다는 것은 영어를 쓰는 모든 사람에게 친숙하다. tact는 접촉을 의미하는 contact라는 영어 단어에서 왔는데, 팬데믹의 맥락에서 untact라는 단어는 접촉, 즉 contact가 없는 contactless를 의미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팬데믹의 맥락을 벗어나면 같은 논리를 적용하기 어렵다. 이는 tact라는 단어가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tact는 다른 사람들을 불쾌하게 하지 않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도록 어떤 말과 행동을 할지 아는 감각을 말한다. 한마디로 ‘눈치’라는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코로나19 맥락이 아니라면 untact라는 단어는 un과 tact가 합쳐져 눈치가 없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으로 잘못 해석될 수 있다.   ‘스킨십(skinship)’은 콩글리시로 표현될 때 명백한 논리가 있는 것 같지만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혼란을 줄 수 있다. 영어권 사람들은 이 단어가 skin이라는 단어와 relationship, friendship 등에서 많이 사용되는 -ship 이라는 접미사의 조합인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조합된 단어는 피부와 관련 있는 어떤 관계를 나타낼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스킨십이라는 단어를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출신에 따라 사람들이 단어를 받아들이는 개념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유럽에서 친구나 가족의 피부를 맞닿는 접촉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서유럽 문화에서는 인사의 의미로 친구나 가족을 껴안거나 성별에 상관없이 뺨에 입맞춤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다.   그래서 이를 설명하는 단어 자체가 필요 없다. 스킨십은 말 그대로, ‘피부를 기반으로 한 어떠한 관계’라고 해석될 수 있는 혼란스러운 단어일 뿐이다. 짐 불리 / 한국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네이티브 잉글리시 콩글리시 콩글리시 단어들 영어 단어 단어 자체

2023-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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